모모
모모
- 시간의 관리와 시간의 속박
소설을 읽는다고 하면 부담을 가지고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대개의 소설들이 깨알 같은 글씨로 진지한 문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모’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표현한다면 가장 적절할 것 같다. 다른 소설에 비하면 글씨도 크고 삽화도 삽입되어 있어 읽기 편하며 쉽게 쓰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읽기 쉽다고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모모’는 삶을 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작가는 주인공 모모를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낸 시간이라는 개념 안에 스스로 속박되고 있는 모순적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한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지적을 천진난만한 소녀 모모를 통해서 그리고 많은 동화적인 캐릭터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모모는 어린이들에게는 동화로, 어른들에게는 삶의 철학을 담은 소설로 읽힐 수 있다. ‘모모’는 어린 왕자와 같아서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되는 책이다. 어린 왕자를 다시 보면 달라진 것은 책이 아니라 나 자신임을 알기에 나는 그 동안 과연 어른으로 한 발짝 나아간 것인지, 아니면 그저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모모’를 다시 읽으면 나는 지금의 내가 시간을 이용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아니면 거꾸로 시간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게 된다. 더불어 이러한 비유는 삶에 대한 시야의 확장과 더불어 자본주의, 상업주의를 내가 활용하고 있는지 이용당하고 있을 뿐인지 또한 반성하게 된다.
‘모모’는 현대인들을 역으로 속박하고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삶의 여유를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시간에 대해서 그리고 많은 다른 수단에 대해서 그것을 관리할 것인지 혹은 역으로 관리 당하여 속박 당할 지의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강요받지 않은 선택의 책임은 개인의 몫이다. 누구나 대학 생활에 있어서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하지만 시간관리의 중요성의 자원의 효율적 분배를 위한 수단일 뿐이지 또 하나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모모’를 읽어나가면서 그 주제를 다만 시간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수단이 목적화되는 경우를 깨달으며 소스라치게 놀랄 포스테키안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20071243 채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