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 (한겨레)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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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동신 |
분야 |
인문 |
출판 |
갈무리 (22.12) |
청구기호 |
<책 소개>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중심주의를 경계하면서 우리 시대에 비인간 존재들이 내리는 가장 절실한 지시를 따르는 것이다. 기후위기와 인류세 시대의 삶의 방식에 관한 실천적 고민은 그렇게 답을 찾기 시작한다. 포스트휴머니즘 사유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인 캐서린 헤일스, 캐리 울프, 그레이엄 하먼은 각각 테크놀로지, 동물, 사물의 영역에서 비인간 존재와의 관계를 급진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포스트휴머니즘의 세 흐름』은 이러한 생각들의 연결과 공조의 방법을 모색한다.
테크놀로지로써 어떤 물질적 조건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 기술만능주의 미래관을 실현 불가능한 것이자 인간중심주의 관점의 발현으로 보는 캐서린 헤일스는 포스트휴머니즘을 본격적인 학문 분야로 발전시켰다. 헤일스는 몸이 기술적 조건과 완전히 얽히면서 생기는 복잡성에 주목하면서 포스트휴먼은 체현된 존재이고 테크놀로지를 통해 몸을 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몸을 더 절실하게 느끼는 존재라고 말한다. 캐리 울프는 휴머니즘이 표방하는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개념이 비인간, 특히 동물과의 자의적 구분을 통해서 만들어졌고 동물로서의 인간을 부정한 결과임에 주목하며, 종중심주의(speciesism)에 대한 비판을 진행한다. 울프는 인간이라는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동물의 흔적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어 그 시스템의 순수성과 독립성을 해체하고자 한다. 객체지향 존재론의 창시자인 그레이엄 하먼은 하이데거 철학의 도구에 관한 논의를 확장시켜서 인간도 다른 사물과 마찬가지로 “도구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객체가 매혹적이고 놀라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하먼은 관계망으로 주로 이해되던 사물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개별 사물에 되돌려주고자 한다.
<출판사 서평>
최근 국내 학계에서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캐서린 헤일스의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의 영어판이 출간된 1999년을 포스트휴머니즘이 학술연구 분야로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해라고 본다면,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관심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만큼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의 이유로 대략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로는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간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급격히 늘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반려동물의 수가 증가하면서 인간-동물 관계를 소유나 사용이 아닌 공존의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환경파괴와 기후위기의 위험이 급속도로 현실화되면서 자연과 자원의 보존과 재생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학술연구 전통이라는 내부적 요인도 존재하지만 이와 같은 세 가지 요인은 분명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학계의 논의를 가속화하고, 동시에 그러한 논의를 학계 너머로 확장시키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위 세 가지 요인은 종종 서로 매우 다른 방향의 논의로 이어진다. 첫 번째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인간 삶과 정체성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으로 이어진다. 설령 부정적 결과들이 있을지라도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대안이 가능하리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믿는 트랜스휴머니즘이 포스트휴머니즘 논의의 하나로 소개되기도 한다.
두 번째 인간-동물 관계에 대한 관심은 20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된 동물권 운동과 동물윤리 이론을 발전시키고 확장하는 작업을 포스트휴머니즘과 연계하여 시도하는 것으로 귀결되곤 한다. 그렇지만 이런 논의들은 기존의 동물권 혹은 동물윤리 논의가 인간의 권리를 동물에게 그저 분배하는 시도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는 한계를 보인다.
세 번째 환경과 기후에 대한 관심은 자연보호와 보존이 시급한 문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논의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에 관한 논의와 마찬가지로 대응의 주체로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하며 상대적으로 자연을 수혜 대상으로 위치 짓는 데서 인간중심주의를 드러내기도 한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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