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무려 3,500억 원에 달하는 흥행 수입을 올리며 디즈니로 대표되던 애니메이션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킨 스튜디오 지브리. 내놓는 작품마다 히트 행진을 이어가며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우뚝 섰지만, 이곳은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를 주축으로 운영된다는 사실 외에는 모든 것이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인류의 문명은 동아프리카의 영장류 집단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지구의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농사를 짓고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한곳에 정착했다. 하지만 인간은 알려지지 않은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것을 찾아나서고 싶은 열망을 결코 버리지 못했다. 작은 뗏목에 의지해 드넓은 대양의 수평선을 넘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의지로 얼음과 눈의 땅에 깃발을 꽂고, 지구 밖으로 날아가 태양계의 행성을 탐사하고, 최근에는 우주여행과 외계 이주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
우리를 둘러싼 일상을 고밀도로 압축해 보여줌으로써 표면화되지 않은 삶의 뒷모습을 감각하게 하는 작가 편혜영의 여섯번째 소설집 『어쩌면 스무 번』이 출간되었다. 소설집 출간을 앞두고 이루어진 손보미 작가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잡지에 발표된 소설이 책에 그대로 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듯, 편혜영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쓰인 단편들 가운데 성격이 유사한 여덟 편을 골라 묶은 뒤 작품을 거듭 숙고해 퇴고했다.
‘가정폭력’은 케케묵은 화제, 철 지난 소리가 아니다. 그 역사와 폐해에 걸맞게 논의된 적 없는, 심지어 페미니즘 대중화를 이끈 페미니즘 리부트의 수혜조차 입지 못한 사안이다. 미국 내 가정폭력 실태를 취재한 책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이 〈뉴욕 타임스〉,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유력 매체로부터 올해의 책(2019)으로 선정되며 저널리즘 상들을 휩쓴 까닭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외면해온 가정폭력 문제를 가장 과감한 방식으로 공론화했기 때문이다.
‘깃털’, ‘씨앗’ 등 독특한 소재의 자연사를 친근한 문체와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작고 사소한 것들이 어떻게 경이로운 생명의 진화를 이루어왔는지를 탐구해온 생물학자 소어 핸슨의 세 번째 책이다. ‘타고난 이야기꾼’, ‘과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내는 마법사 같은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 지은이는 이 책에서 꽃과 벌 그리고 인간, 이 세 주체가 어떻게 강력한 공진화적 소용돌이를 이루며 진화의 춤과 생명의 드라마를 써왔는지를 추적한다.
1922년 12월 20일 뉴욕 한 거리에 말발굽 소리가 울려퍼졌다. 205호 소방차의 소방관들은 부서장이 신호를 보내자, “이랴!” 하고 채찍을 내리쳤다. 소방차를 끄는 말들이 내달리기 시작했지만 정작 불이 난 곳은 없었다. 말들이 끄는 소방차는 브루클린 버로 홀(Brooklyn Borough Hall)을 향하고 있었다.
운전자의 감정 상태를 탐지해 자동적으로 주행권을 가져가는 차량, 질병의 징후를 포착해 진료 예약을 잡아 주는 로봇-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을 현실로 실현시키고 있는 기술이 있다. 바로 인간의 표정과 목소리 변화를 포착해 감정을 인식하는 인공지능-감성AI(EmotionAI) 기술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 치료사가 30년간 정원을 가꿔온 정원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원이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식물이 정신 건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과학적, 심리학적으로 밝혀낸 책이다. 막연하게 식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도심 속 공원을 걷기만 해도 마음의 정화를 느낀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5월 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일차적으로는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이어졌지만, 근본적으로는 위안부 운동단체의 역할과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의원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저자의 결론은 확고하다.
2018년 3월 14일 스티븐 호킹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었다. 온몸이 마비되어 방정식을 쓸 수도, 도표 하나를 그릴 수도 없던 스티븐 호킹은 물리학 전공 대학원생들이 한 학기 동안 배워야만 이해할 수 있는 “호킹 복사”를 발견한 위대한 물리학자이자,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역경을 극복하고 물리학에서 엄청난 성취를 거둔 거인이었다.